Home 학회지정보 학회자료실

학회자료실

게시글 검색
2017년 우리 수출의 호조 요인 분석 - 빅4 시장을 중심으로 (국제무역연구원- 김건우)
국제통상학회
2018-04-19 14:46:47

2017년 우리 수출의 호조 요인 분석

- 빅4 시장을 중심으로

 기록만 놓고 보면 한국 수출에 있어 2017년은 더할 나위 없는 해였다. 2017년 수출은 전년대비 15.8% 증가한 5,737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출금액을 경신했으며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도 중동을 제외한 모든 지역으로의 수출이 증가했다. 하지만 이 성과에 대해 보다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수출 증가는 수입국의 수요 증가와 같이 우리 수출의 경쟁력과 무관한 요인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년에는 우리 수출의 경쟁력과는 무관한 호재가 많았다. 금융위기 이후 오랫동안 침체되어 있던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면서 세계 상품 교역 증가율(WTO) 또한 2016년 1.3%에서 2017년 3.6%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우리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빅4(중국, 미국, EU, 일본) 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세계 수입수요 증가를 이끌었다. 2016년 1월 배럴당 26.9달러까지 떨어졌던 유가(두바이유)가 2017년 12월 61.6달러까지 오르면서 수입 단가 또한 크게 증가했다. 

  * 세계 수입수요 점유율(%, 2016, WTO): (빅4) 61.4 (중국) 12.4 (미국) 17.6 (EU) 14.8 (일본) 4.7

 * 세계 수입 단가 변화(2010=100, CPB): (`16.1) 88.8 → (7) 91.6 → (`17.1) 93.8 → (7) 96.9 → (12) 101.5

  이에 본 연구에서는 불변시장점유율(CMS, Constant Market Share)* 모형을 활용하여 중국, 미국, EU, 일본 등 빅4 시장에 대한 우리 수출 증가를 경쟁력 변동에서 비롯된 부분과 우리 제품의 경쟁력과 무관하게 결정되는 부분(해당 시장의 수입수요 증가 또는 특정 품목에 대한 수입비중 변화)으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그 결과 빅4 시장 중 우리 수출 증가가 경쟁력 상승에 의해 유발된 지역은 EU가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미국에서는 수입수요 확대가 수출 증가를 견인하는 가운데 경쟁력 변동은 오히려 수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여 해당 시장에서 우리 수출의 경쟁력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 경쟁력 변동이 발생하지 않는 한 시장점유율은 불변이라는 가정 하에 일정 기간의 수출변동을 ①경쟁력 요인, ②상품구성 요인, ③수요 요인으로 분해하는 기법으로 경쟁력 요인은 상대국 수입시장에서 우리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를 반영하고, 상품구성 요인은 상대국의 수입구조 변화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하며, 수요 요인은 수입증가율로 나타나는 전반적인 수입수요의 증감을 반영함

  특히 중국과 미국에서 한국은 주요 수출국 중 유일하게 경쟁력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주요국들의 대중국 수출은 모두 2016년 대비 두 자리 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경쟁력 요인에 의한 수출 증가율을 비교해보면 한국만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독일과 미국은 각각 4.4%씩 성장했다. 미국 시장의 경우에도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수출은 모두 증가했으나 한국만 경쟁력이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도와 중국의 경쟁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시장에서 중국, 인도 등 신흥국 뿐 아니라 일본, 독일, 미국 등 선진국도 경쟁력이 개선되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2017년 한국 수출의 경쟁력 감소는 세계적 트렌드 변화보다는 한국 고유의 문제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품목별로는 디스플레이, 휴대폰, 자동차 등 우리 주력 수출 품목의 경쟁력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경쟁 심화, 해외 생산 확대 등으로 디스플레이와 휴대폰의 경쟁력 하락이 두드러졌으며 자동차의 경우 한-EU FTA의 효과로 EU 시장에서 경쟁력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주춤하는 사이 같은 품목에 대해 일본, 대만, 중국 등이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어 우리 수출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EU 시장에서는 경쟁력 요인에 의한 수출 증가율이 12.6%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유기화학품(HS 29)과 의료용품(HS 30)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화학공업제품(HS28~38)의 경쟁력이 크게 개선되었으며 한-EU FTA에 따른 관세철폐 등의 효과로 자동차의 수입시장 점유율은 2016년 1.6%에서 2017년(1~11월) 1.8%로 0.2%p 상승했다. 일본 시장의 경우 농수산물, 반도체 등의 경쟁력이 개선된 반면 휴대폰, 가전 등의 경쟁력이 하락하여 전체 수출 경쟁력은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쳤다(2016년 수출 대비 1.0% 수준). 
 
 경쟁력 요인에 의한 수출 감소가 반드시 수출 제품의 품질 또는 가격경쟁력 저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경쟁력 요인은 상대국 수입시장에서 우리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으로 그 변동의 원인은 품질, 단가 등 제품의 내재적인 속성 뿐 아니라 규제, 관세, 해외생산 등 환경적인 요인을 모두 포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원인이 무엇인지와는 별개로 우리 수출 1, 2위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한국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주력 품목에 대한 수출 경쟁력을 회복하는 동시에 신성장산업 품목의 수입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SNS 공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