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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미중통상협상, 관세인상만 유예됐다.
국제통상학회
2019-03-22 16:26:06
[시론] 美·中 통상협상, 관세인상만 유예됐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미국은 3월 1일로 예정되었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인상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지난 90일간 진행간 미·중간 통상협상에서 중국이 상당한 양보를 했음을 의미한다. 2월 말 양국 고위급 협상에서 중국은 당초 계획보다 이틀 더 협상을 연장해 미국의 요구사항에 다소 긍정적인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뭔가 승산이 있어 보일 때 자신의 홍보 기회를 놓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 역시 트윗으로 '상당한 진전'을 기대할 수 있음을 밝혔다. 이에 앞서 화웨이 건에 대한 호의적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6건의 양해록(MOU) 작성을 시작했다는 보도도 있지만, 이번 협상은 당초 금년 1월부터 인상하기로 한 중국산 2000억 달러에 대한 5~10% 관세를 일괄적으로 25% 인상하지 않기 위한 협상이다. 이번에 중국은 1조2000억 달러 어치 미국산 상품 수입과 위안화 환율 투명성을 미국에 약속했다. 협상이 아니라 중국이 미국에게 관세인상 유예를 요청하는 형식이고,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제동을 걸 명분은 아직도 많다. 또한 지식재산권 보호, 기술이전 강요, 사이버보안, 국영기업 보조금 등은 관세인상 유예와 별도로 앞으로 협상할 사항이다. 이들 사항 어느 하나도 중국이 선뜻 개선을 약속하기 어렵다. 더구나 미국은 중국의 약속이행을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3월1일자 관세인상을 몇 개월 유예시킬 것일 뿐 핵심적인 쟁점에 대한 이견 해소는 어렵다. 중국의 이행상황이 눈에 안차면 언제든 '관세폭탄'을 날릴 수 있는 스냅백(snapback) 장치를 설치했다.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트럼프 대통령의 소유인 마라라고 별장에서 가질 것이란 보도가 나온 바 있으나, 하노이 회담 합의 실패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음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집권초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선물을 안겼던 아베 총리와 시진핑 주석은 마라라고 별장에서 환대를 받았다. 그러나 곧이어 관세폭탄을 안겼던 전례로 보면 정상회담 이후 미중 관계가 원만해질 것으로 전망하기는 어렵다. 의회 청문회에다가 하노이 회담 실패로 트럼프 대통령은 1조2000억 달러 대중국 수출은 챙기고 중국에게 또다른 양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관세인상 유예와 1조2000억 달러 수입간 균형이 맞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중국이 관세유예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하강국면에 접어든 중국경제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경제 상장률은 1990년 이후 가장 낮았고, 이마저 과장된 것으로 중국 인민대 경제학자가 발표하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미 역대급 기업부도가 터지고 있다. 기업부도가 확산되면 은행부도로 이어질 것이고 부동산시장 타격으로 이어지면 중국경제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은 기업의 경영수지 악화를 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아무리 내수가 크다고 해도 미국 수출선이 막히면 그 파급효과는 일파만파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 인프라 건설 국가에 많은 차관을 제공했으나 이들 나라에 외환위기가 발생하면 자금 회수가 불투명해진다. 이미 중국 주택시장이 내리막길로 돌아선 이후 내수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투자에 자금을 몰아넣은 국영기업은 말할 것으로 없고 민간기업도 과도한 은행부채를 지고 있다. 미중 통상갈등이 표면화되면서 기업의 매출이 악화될 수 밖에 없고 많은 기업들이 경영난에 봉착하고 있다. 미중 관세인상 유예로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와 대만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중국은 제3국에서 수입하던 품목의 수입선을 미국으로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세계경제에 대한 4가지 '먹구름'을 언급했는데 그중 2개가 중국 관련 사항이다. 미중 통상협상 타결로 일시적이나마 세계경제는 먹구름을 피할 수 있게 되었지만, 유독 우리 경제에만 저기압 전선이 내려오고 있어 걱정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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