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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칼럼] 자동차 232조 관세와 국회 방미단의 활동
국제통상학회
2019-03-22 16:29:15

 

 

[정인교칼럼] 자동차 232조 관세와 국회 방미단의 활동

지난해보다 올해 대외통상환경이 더 악화되고 있다. ‘노딜(No deal)’ 가능성이 높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Brexit)와 미중 통상협상 시한인 3월이 다가오고 있다. 또한 세계 경제는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 여부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통상협상에서 상대국을 강하게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 통상법 적용을 검토했고 의회의 승인 없이 대통령 권한으로 높은 관세를 새로이 적용할 수 있는 근거를 무역확장법 232조에서 찾았다. 미 상무부가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판단하게 되면 대통령 재량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지난해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했고 우리나라는 관세 면제를 받기 위해 70% 내외의 수출쿼터를 설정했다.

자동차가 특히 문제 되는 것은 자동차는 단일 품목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품목이고 전후방 연관산업이 많아 국민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은 세계 신차의 28%가 판매되는 시장이고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의 34%인 85만대가량이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또한 이번 자동차에 대한 조치의 수준과 범위가 향후 미 통상정책을 전망하는 데 바로미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에 이어 자동차까지 높은 관세가 부과된다면 자동차 이후 다른 품목으로 232조 적용이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상무부는 수입 자동차가 미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결론을 골자로 한 232조 자동차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해 말 백악관 참모진들이 보고서 초안을 검토했고 관세 부과 초안이 정해져 있을 것이다. 다만 트럼프식 발표 효과 극대화를 위해 시점을 저울질할 수 있다. 2월 말 베트남 북미정상회담 이후에 최종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타결 시 232조 적용 면제 언질을 받은 캐나다와 멕시코를 제외한 어떤 국가도 232조 적용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우리나라 통상당국과 자동차업계가 워싱턴을 방문해 지난해 타결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을 근거로 우리나라는 적용 예외로 분류돼야 함을 널리 강조해왔고 국내 관계자들도 조심스럽지만 긍정적 결과를 전망하고 있다. 때마침 미 미시간주 소재 자동차연구소가 발표한 자동차에 대한 232조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캐나다·멕시코 및 우리나라를 적용 예외로 가정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미국 전체 판매 자동차의 52%가 미국 내에서 생산되고 48%가 수입되고 있지만 국내 생산 물량이 무려 연간 1,700만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수입 자동차가 미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발상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로 관세수입이 늘어나 미 곳간을 많이 채웠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결국 소비자의 부담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미 자동차연구소도 유사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우리나라가 232조 적용에서 배제된다고 가정하면 일본과 독일 등 유럽국가가 최대 피해국가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호흡을 잘 맞추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다른 분야에서 양보를 해서라도 자동차 232조 적용 면제를 성사시켜 통상정책 분야에서 최대 성과를 만들어내고자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종종 각을 세워온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끌고 있는 독일은 어려운 국면을 맞을 수 있다. 다만 통상현안에 관한 한 미국은 독일이 아니라 EU 통상총국과 협상을 해야 한다. 글로벌 차원에서 중국 견제 방안을 모색하는 트럼프 행정부가 EU의 반발을 무시하고 관세 적용을 강행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지난주 우리 국회의장단이 미 의회를 방문해 북미정상회담 등 정치현안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를 했지만 자동차 232조 관세 면제를 요청하는 대화가 있었다는 보도를 찾기 어려웠다. 말로만 민생을 외칠 것이 아니라 이럴 때 우리 정치인의 역할을 보지 못해 아쉽다. 또한 우리 통상당국과 산업계가 이번 국회의장단의 미 의회 방문 기회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지 않은 점이 아쉽다. 만약 자동차 관세 적용 대상국에 우리나라가 포함됐을 때 우리 국회의원들이 질타하는 모습을 예상해보면 쓸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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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1VFDIGMP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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