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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파국 치닫는 무역전쟁, 중국리스크 급부상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국제통상학회
2018-09-28 06:32:21

파국 치닫는 미중 무역갈등, 對중국 리스크 관리할 때 /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 우선주의' 통상정책의 실적을 제시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압박수위를 최대한 높여왔다. 이번 주 24일부터 2000억 달러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하도록 지시했고, 기존 500억 달러 무역제재 품목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과하며, 내년 초까지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실탄 부족으로 중국이 더 이상 보복하지 못하도록 최대 5000억 달러 무역제재 시나리오를 제시하였지만, 피를 흘릴지언정 결코 일방적으로 양보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중국은 이미 언급했던 600억 달러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지난 7~8월에 시행했던 500억 달러 무역보복에서도 포함시키지 않았던 미국산 천연가스(LNG)를 이번 600억 달러 보복 패키지에 포함시켜 더 이상 미국에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지 않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도를 공식화했다.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룰(rule)에 의한 통상'에서 '힘(power)에 의한 무역전쟁'이 현실이 되고 있다. 기존 WTO에 약속한 관세율 체계는 설자리를 잃었고 일방적으로 정한 수입금지적 수준의 높은 관세장벽이 대신 들어서게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형성된 미소 냉전체제하에서 서방 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제가 구소련을 정점으로 한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보다 나은 것임을 보여주기 위해 미국이 주도해 만든 다자무역체제를 미국이 붕괴시키고 있다.현재의 WTO 체제가 미국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고, 다자무역체제 통상규범으로는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행위를 규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WTO 탈퇴를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지만, WTO 무시와 중국에 대한 무역전쟁에 대해 미 의회는 제대로 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다. 헌법 제1조에 근거하여 미 의회는 통상정책권한을 갖고 있다. 정책을 의회가 담당하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지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 의회만이 통상정책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통상협상과 같은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업무가 늘어나면서 의회는 대통령 직속으로 무역대표부(USTR)를 설치하고 일정 요건하에 통상정책권한을 행정부에 위임하고 있지만 여전히 막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 지난해 9월초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를 시사하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리자, 미 의회 통상분야 중진들이 공식 항의하여 대통령이 철회한 바 있다. 또한 미국과 통상마찰이 발생한 국가들이 앞다투어 미 의회내 재무위원회(상원)와 세입위원회(하원) 소속 위원들을 대상으로 로비하는 것도 통상정책에 대한 이들 의회 기구의 역할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미중간 무역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고, WTO 다자무역체제를 와해시키는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이고 미 의회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은 의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중국에 대한 무역제재에 동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동안 중국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외국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요구, 지식재산권 보호 미흡,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원 등 불공정하고 비시장경제적인 조치를 이번 기회에 시정하도록 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의회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 정책에 대해 미국내 반발도 있다. 중국산 소비재와 중간재 가격이 오르게 되어 가계와 기업에게 부담을 줄 것이고 통상전문가와 언론은 무역전쟁의 논리적인 문제점과 후유증을 지적하지만, 의회와 유권자 등 국내 전반적인 정세를 유리하게 보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입장을 바꿀 의사가 없다. 더구나 러시아게이트 등 악재를 덮기 위해서도 이목을 끄는 중국에 대한 강경책은 쓸모가 있다. 

따라서 중국이 크게 양보하지 않는 한 미중 무역전쟁은 지속될 것이다. 더구나 미중은 글로벌 리더십 경쟁을 위한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 Trap)에 빠져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언급했듯이 무역전쟁은 향후 20년간 지속될 수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탈출구를 찾기 어렵다. WTO가 무력화된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응하기 위해 비관세장벽 도입과 환율 조정을 할 수 있고, 미국은 물론이고 제3국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장기간에 걸친 미중 통상갈등을 기정사실화하고 대중국 비즈니스의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것이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29&aid=0002484326&sid1=001&lfrom=kak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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