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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 칼럼] 코너에 몰리는 트럼프 대통령 (인하대 정인교 교수)
국제통상학회
2019-08-30 16:38:43

인하대 교수·국제통상학
내년 선거 유리한 환경 조성위해
232조 적용·환율조작국 확대 등
트럼프, 대외정책 판 흔들 가능성
무질서 통상시대 적극 대비해야

 

 
[정인교 칼럼] 코너에 몰리는 트럼프 대통령

 

미국은 8월6일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에 이어 13일부터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5개 정보기술(IT)업체 제품을 자국 기관이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다음달부터는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2,500억달러 수입품에 25% 관세를 매기고 있으니 미국에 들어오는 거의 모든 중국 제품에 10~ 25% 관세가 부과되는 셈이다. 

워싱턴 정치권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 패권전쟁에 초당적인 지지를 보이고 있다. ‘중국몽’ ‘일대일로’ ‘중국제조 2025’ 등 중국의 국정목표가 미국에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마침 홍콩에서 송환법 반대시위가 벌어지며 중국과 홍콩 간 긴장도가 높아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의 주장을 옹호하는 메시지와 더불어 시진핑 주석과의 회동을 제안했으나 베이징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설 처지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속셈은 홍콩 문제에 한정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을 최대한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의 버티기에 미국 내 반발도 적지 않기에 시 주석과 합의가 필요하다. 중국보다 미국 내 상황이 더 꼬이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이 초조하다는 것을 중국은 알고 있을 것이다. 내년이 되면 중국에 유리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정치·경제적으로 중국은 장기전에 능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내년 재선을 대비해야 한다. 

내년 대선을 생각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심사가 편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버티기로 각종 견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반면, 2016년 대선 때 공약한 연방부채적자 해소는 오히려 더 악화하고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미국 내 경제교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9년 재정적자는 1조달러를 넘을 것이고 2017년 세제 개편안으로 향후 1조9,000억달러 추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의회 분위기도 심상찮다. 무역전쟁으로 피해를 당한 지역 정치인이 반발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정책에 대해 의회 차원의 공론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3,000억달러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2,500억달러에 대한 25% 관세 부과 대상 품목을 선정할 때 소비자 피해를 우려해 제외했던 품목을 이번에 무리하게 포함하자 올 추수감사제와 크리스마스 쇼핑 경기를 망칠 수 있다는 지적에 나왔고 결국 전자제품·유아용품·가구 등에 대한 관세 부과 일정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 쇼핑 기간 유통업계의 매출이 연간 매출의 절반이라고 하니 트럼프 대통령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미국 경기에 가장 민감할 것이다. 미국 경제는 130개월째 호황을 지속하고 있다. 장기 호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했던 막대한 감세와 재정적자 덕이 컸다. 하지만 적자 누적으로 더 이상 확장재정 카드를 쓸 수 없다. 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 매달리는 이유이다. 트럼프의 1% 금리 인하 요구에 다음달 Fed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세계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대 호황은 심각한 불황을 의미한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말이다. 내년 불황은 트럼프 재선에 최대 악재일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북미 정상회담 성과를 내세우며 전임자와는 달리 대외정책을 잘하고 있다고 자평했으나 내년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공격 포인트가 될 듯하다. 북미관계는 트럼프의 말잔치에 불과하고 무역전쟁 장기화로 미국 내 인심도 잃고 있다.

선거판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 트럼트 대통령은 대외정책에서 또 다른 돌파작전을 모색할 수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자동차에 이어 안보통상규정인 232조를 넓게 적용하고 환율조작국 지정 확대로 세계 경제를 흔들며 미국에 유리한 통상환경을 만든다고 떠벌릴 수 있다. 내년 미 대선은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수출규제보다 더 위협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무질서(chaos) 통상시대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출처 : https://www.sedaily.com/NewsView/1VN1M8A95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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